인도잡담 13. 인도의 지역감정과 연애결혼 Hun, Bharat!



이번에는 지난번 힌디의 위치를 이야기하면서 조금 건드렸던 주제인 지역감정에 대해 수다 좀 떨어야겠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해당 지역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되는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 미화나 과장없이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하는 것인 만큼 이런 부분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전번에 얘기했듯이 뱅갈리는 자신들 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또한 학문, 예술에 대한 열정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데 이게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안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다른 지역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뱅갈리를 욕한다. 

"그새끼들 잘난척해서 재수없어! 똑같은 얘기를 괜히 어렵게 빙빙 돌려서 얘기해!"
"꼭 지들끼리는 딴 사람 있는데서도 뱅갈리로 말해! 못알아듣게시리! 왕짜증!"

뱅갈리들은 실제로 영어를 쓸때도 말투가 문어체에 가깝고 표현을 세련되게 돌려서 얘기하는 편이다. 직설적인 표현에 

익숙한 하르야나, 뻔잡과 같은 곳에서 바라볼 때 뱅갈리들은 재수 없을 수 있다. 그리고 북부의 주들은 대부분 힌디를 

쓰기 때문에 자기네가 알아들을 수 없는 뱅갈리에 반감이 좀 있다.

이렇게 욕을 먹는 뱅갈리들은 또 다른 지역 사람들을 만만치 않게 싫어한다. 예를 들어, 비하리에 대해서는

"무식한 새끼들! 툭하면 뒤통수 치지! 멍청해서 짜증나!"

구즈라티와 라자스타니, 뻔자비에 대해서는 
"돈만 아는 무식한 놈들! 우리 동네 와서도 힌디 쓰고 지롤이야!"

뭐 이런 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욕을 먹는 비하리(실은 인도 전역에서 비하리는 욕먹는다....)도 할말이 있다. 문맹률이 전 인도에서 가장 

높다보니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볼 때는 충분히 무식해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워낙 동네가 사는 것이 척박해서 생존을 

위해 손익계산이 빠른 측면이 있다. 또 지역 경제가 엉망이다 보니 먹고 살려고 인도 전역으로 흘러들어가 사는데,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아 릭샤왈라(릭샤 기사)나 건설현장의 노동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경찰시험을 포함해서

 공무원시험 합격률은 비하리가 1위다. 그 동네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먹고 살려면 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학문으로는

 뱅갈리가 꽉 잡고 있어서 진출하기가 쉽지 않고, 상업은 구즈라티와 라자스타니, 뻔자비를 따라갈 수가 없다. 즉 남은 길

은 철밥통 공무원! 

구즈라티와 라자스타니, 뻔자비는 그들이 사는 지역의 자연환경을 봐야 한다. 일단 동네가 척박하다. 일단 농사짓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고, 인프라가 별로 발달한 동네가 아니다. (데칸고원의 사막은 대부분 이 지역에 있다. 게다가 한여름 50도까지

 올라가는 고온건조한 환경은 농사짓기에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니다) 결국 다른 동네로 가서 장사하는 게 가장 흔한 삶의 

방식인 것이다. 이들 입장에선 학문이 밥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그길만 줄창 가는 뱅갈리가 한심해 보인다.

 "입만 산 가난뱅이새끼들" 정도로 뱅갈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까쉬미리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분리주의자 매국노들"," 죄다 바람둥이""툭하면 속임수 쓰는 놈들" 뭐 이런 식이다. 

까쉬미리가 인도와 자신들을 별개로 생각하는 것은 이미 언급했고, 바람둥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보통 잘생겼다. 무슨 얘기냐 하면, 민족적으로도 아프간, 이란 쪽에 가깝기 때문에 하얀 피부와 푸른 

눈이 많다. 서구적으로 뚜렷하게 생긴 얼굴에 하얀 피부는 인도인들이 사족을 못쓰는 조건이다. 실제로 바람둥이가 

많기도 하지만, 잘생긴 외모에 대한 다른 인도인들의 질투도 무시 못한다. 속임수에 대해서는 북인도의 다른 지역들도

 비슷하기 때문에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동북쪽 사람들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성적으로 문란하다"로 시작해서 '우리(인도 주류 아리안)들의 전통문화를

 파괴한다' 뭐 이런 것들까지. 

이런 말들이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단 결혼 문화가 인도 대륙과 상당히 다르다. 전통적으로 자유연애가 일반적이며, 

일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 자식이 연애결혼을 못하면 부모들이 불쌍하게 생각한다. 마니뿌르 같은 경우는 남녀가 함께 

야반도주하면 바로 결혼으로 인정된다. 이혼은 일생일대의 수치로 생각하는 인도대륙과 달리, 살다가 서로 영 안 맞으면

 이혼할 수도 있지~ 라는 식으로 생각한다. 즉 이혼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것이다. 힌두문화가 있기는 해도 강하지

 않다 보니 다우리(신부지참금)나 사띠(신랑이 죽으면 신부 산채로 화장시키는 풍습)같은 악습이 없다. 여자가 바깥일

(농업, 상업, 어업 등)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보니 여자가 집안에 틀어박혀 집안일만 하면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 

여자가 집안에만 머무는 북인도 풍습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것이다. 복장도 서구화 되어서 대도시에서는 미니스커트를 

입는 여자도 많고 반바지 입는 남자도 많다. 


이들 입장에서는 "니들이 지켜야 하는 전통문화가 대체 뭐냐! 사띠냐 다우리냐 아니면 윤간이냐!" 뭐 이런 식으로 할 말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차 이런 오해와 갈등이 사라지고 있다. 결정적인 계기는 "결혼"이다. 아쌈 신부와 

께랄라 남편, 혹은 뻔잡 신부와 뱅갈리 남편, 까쉬미리 신부와 라자스탄 남편, 뭐 이런식으로 결혼 상대의 범위가 자신이

 속한 지역을 벗어나 넓어지면서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애결혼이 서서히 중매결혼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오늘은 이것으로 마지막. 잘못하다간 밸리 도배로 경고먹을 것 같다;;;;;;

덧글

  • Hypervalence 2015/05/01 20:24 #

    이런 글 도배라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 santalinus 2015/05/01 20:39 #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ㅋㅋㅋ^^
  • 분홍만두 2015/05/01 22:24 #

    재밌어요웅 ㅇㅅㅇ 전 여기서도 인도 타운 일부러 놀러가서 비디오 빌려보던 사람이라 화려한 언니들 보여주시는 것도 고맙(...)
  • santalinus 2015/05/01 22:37 #

    와~~만두님이닷~~영광입니당.ㅋㅋㅋ 다음에 쓸 글은 인도영화 얘기도 약간 포함됩니다^^
  • 종화 2015/05/02 16:24 #

    단순 여행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정보 감사합니다~ 도배 경고 들어오면 앞장서서 데모라도 할 테니 더 올려주세요ㅋㅋ
  • santalinus 2015/05/02 17:26 #

    감사합니다. 인도 다녀오셨네요... 고생하셨겠어요^^
  • 하늘 2015/05/03 01:48 #

    동북쪽에 급호감이 가네요ㅋㅋㅋㅋ
  • santalinus 2015/05/03 21:40 #

    아무래도 그런 면이 좀 있죠...그런데 인도 안에서 제일 심하게 차별받는 사람들이 이 동북쪽 사람들입니다...근데 또 동시에 일부 동북쪽 사람들은 인도대륙의 주류-특히 아리안계통-를 멸시합니다. 이 무식하고 추접한 야만인들~~같은 느낌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끝없이 얽혀있는 감정의 골인 거죠.
  • 알카시르 2015/05/07 20:33 #

    1.인도인들이 카슈미르의 서구적인 외모에 사족을 못 쓴다고 하셨는데, 인도인들은 인도적인 외모, 구체적으로는 자기 지방 기준의 미모를 높게 칠 것 같은데 서구적인 미적 기준을 따른다니 뜻밖이네요. 혹시 영국 치하에서 서구적인 미적 관념이 주입되어, 원주민은 못생겼다고 생각하게 된 것인가요?
    2.동북쪽 사람들이 인도 대륙과 문화적으로 다르고 아리아족을 멸시한다는 것은, 혹시 동북쪽 사람들은 코카소이드가 아니라 몽골로이드인가요? 즉 한국인과 외모가 아주 비슷한가요?
  • santalinus 2015/05/07 21:26 #

    1. 지역적으로 구체적인 미의 기준은 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남쪽이건 북쪽이건 동쪽이건 서쪽이건 공통적으로 하얀 피부를 좋아합니다. '인도적인 외모' 자체도 실은 피부색만 빼놓고 보면 서구적으로 생겼습니다. 영국 식민통치의 영향...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그런 것이, 우리나라가 일본 식민지였다고 해도 덧니라든가 작은 키를 아름답다고 여기지는 않잖습니까?(이건 너무 비약인가;;;), 영국통치 이전의 무굴제국 시절에도 미인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 밝은 피부에 대한 묘사는 자주 등장합니다. 북쪽은 본래 아리안이었으니, 서구적인 외모를 선호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요? bollywood actress라는 검색어로 구글링을 하시면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외모가 어떤 것인지 한눈에 드러납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여자처럼 보이는 배우들도 있구요. 개중에 피부가 까무잡잡한 편인 배우의 피부색도 인도인 평균 피부색보다는 훨씬 밝습니다.

    2. 네. 몽골로이드입니다. 나중에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문화적으로도 인도대륙보다 우리와 비슷한 면이 꽤 있습니다. 동북쪽에서 피부가 하얀 친구들은 정말 한국인처럼 생겼고, 까무잡잡한 친구들은 미얀마사람처럼 생겼습니다.
  • 까진 바다표범 2015/05/18 23:02 #

    저도 인도인들이 많은 나라에서 살다보니 별별 지역 인도사람들이 구자라티 들 엄청 싫어 하더군요. 성이 Patel 로 된 사람들한테는 거의 구자라티 라서 그래 라는 말을 아주 쉽게 ㅋㅋㅋㅋㅋ
  • santalinus 2015/05/19 00:26 #

    ㅋㅋㅋㅋ 보통 구자라티들이 장사수완이 끝내주죠. 다른 인도인들이 싫어할 만도 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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